권세은 경상국립대학교 4학년 학생. 대학생협연합회 학생위원장을 맡고 있다.
졸업을 앞둔 지금, 돌이켜보면 제 대학 생활은 늘 대학생협과 함께였습니다. 2021년부터 경상국립대학교 생협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23년부터는 연합회 학생위원장을 2년째 연임하고 있습니다. 먼저 생협 학생위원회는 학생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학교 복지를 향상시키고 학교생활을 더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곳입니다.
연합회 학생위원회에선 8개 대학의 생협 학생위원장이 한 달에 한 번 모여 각 학교에서 진행한 행사를 공유하고, 생협 활동을 하며 느낀 고민을 나누는 한편 협력 방안도 논의합니다. 연합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과 겨울, 연 2회에 걸쳐 학습과 교류의 시간을 갖는 생협학교를 열고 있는데요. 지난여름에는 전북대학교에서 ‘쿱스켓 차별화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해 문화 체험도 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생협 소속감은 물론 조합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해 더 큰 시너지를 내는 것 같습니다. 저의 역할은 이 모든 활동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과정 전반을 이끌고 조율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연합회 학생위원장으로서 많은 활동을 펼쳤지만, 그중에서도 2024년 한일교류세미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와 다른 일본 대학의 학식 문화를 현지에서 체험하고, 생협 매장도 방문하며 앞으로 생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거든요. 또, 이마트 PB 상품 레시피 공모전 심사에 참여해 학생들이 만든 샌드위치와 김밥이 실제 상품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제가 학생이기에 학생의 시각에서 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생이라서 힘든 점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입장에서 작은 실수도 없도록 매 순간 신중해야 하는데, 생협 활동 외에 시험 공부, 봉사활동,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달려나가는 열정적인 학생위원회들 덕분입니다.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성취감이 되고, 그 과정에서 제가 성장했음을 느끼거든요. 무엇보다 힘들게 준비한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참여한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때,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보람도 느낍니다.
제가 대학생협을 처음 만난 곳은 1학년 기말고사 때 들른 교내 문구점이었습니다. 시작은 조합원을 위한 복지 혜택이었지만, 이제 대학생협은 저를 대학 구성원 모두와 연결해 준 따뜻한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그랬듯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가 학생위원회였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학생위원회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기획했던 가을 라디오 행사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가을과 어울리는 노래와 사연을 받아 소개하는 이벤트였는데요. 그때 “학교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고,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감사하다”는 정성어린 참여후기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마음이 대학생협이 추구하는 복지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도움에 그치지 않고 ‘좋은 추억’처럼 누군가의 삶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 그것이 복지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